어른의 울음

어른이 울고 있다.

그것은 아이에 울음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시작되었다. 육신의 고통과 감정의 흔들림으로는 어른을 그토록 쉽게 울리진 못한다. 아이의 울음이 그치고 난 자리는 깨끗한 흔적이 남지만 어른이 울고 난 자리에는 오래된 이야기가 남는다.

그 이야기를 토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나오는 부산물이 바로 어른의 울음이다. 따라서 어른의 울음 자체에는 슬픔이 없다. 우리는 울음을 보고 그의 슬픔을 이해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울음의 색은 모두 다르다. 어제 울었던 그는 푸른색이었고 오늘 울고 있는 다른 그는 투명한 검정색이다. 심지어 색이 없이 우는 사람도 본 적이 있다. 그러기에, 울음으로 그의 슬픔을 이해하려다가는 눈치 채지 못하게 그는 슬픔을 도로 주워간다.

이제부터는 이야기를 보자. 그곳이 그의 슬픔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이야기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가 그가 울음을 시작할 때쯤이면 완전히 익은 그의 슬픔이 보인다. 울음이 시작되기 전에 그의 슬픔을 보았기 때문에 수초도 되지 않아서 슬픔을 이해한다. 그의 울음이 시작된 후에 나는 슬픔을 보는 것을 멈추고 다른 일 을 한다. 울음의 절정에서 내려올 때 쯤 오래된 유머집을 꺼내 와서 한 대목을 외우고 그의 앞에서 연기한다.

어설프고 유치한 유머에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그가 ‘피식’ 웃는다.

슬픔을 얼굴에 부끄럽게 묻히고서는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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